항목 ID | GC03401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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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靑鶴洞秋坐-惟政大師- |
영어의미역 | Sitting at Cheonghak-dong in Autumn (A poem by Buddhist Master Yujeong) |
이칭/별칭 | 「가을 청학동에 앉아」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최석기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54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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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610년 |
배경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청학동 |
성격 | 한시|서정시|선시|칠언 절구 |
작가 | 유정(惟政)[1544~1610] |
[정의]
조선 전기 승려 유정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의 청학동 암자에서 선정에 들었을 때의 정서를 노래한 한시.
[개설]
「청학동추좌(靑鶴洞秋坐)」는 사명대사(泗溟大師) 유정(惟政)[1544~1610]의 『사명당대사집(泗溟堂大師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물외의 세계로 티끌세상인 속세와 구별되는 공간이다. 사명대사 유정은 어느 초가을 날 이러한 선계의 절간에서 참선하며 그 마음을 한시로 읊었다.
유정의 속명은 임응규(任應奎), 자는 이환(離幻), 호는 사명당(四溟堂)·송운(松雲)·종봉(鍾峯), 본관은 풍천(豊川)이다. 경상남도 밀양 출신으로, 임수성(任守成)의 아들이다. 어려서 할아버지에게 『사략(史略)』을 배웠고, 13살 때 황여헌(黃汝獻)에게 『맹자(孟子)』를 배웠다. 얼마 후 부모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자 경상북도 김천의 직지사(直指寺)로 출가하였다.
승과에 합격한 뒤 유생들과 폭넓게 교유하였는데, 특히 박순(朴淳)[1523~1589], 임제(林悌)[1549~1587]와 가까웠으며, 노수신(盧守愼)[1515~1590]에게 『노자(老子)』와 『장자(莊子)』 등을 배웠다. 묘향산[1,909m]에 있던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1520~1604]을 찾아가 선(禪)을 탐구하였으며, 금강산[1,638m]과 청량산[870m] 등에서 참선 수행을 하다 1586년(선조 19) 옥천산 상동암(上東庵)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있을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모집하여 휴정과 합류하였다. 의승도대장(義僧都大將)이 되어 평양성 전투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여러 차례 전공을 세워 선교양종판사(禪敎兩宗判事)에 제수되었으며, 몇 차례에 걸쳐 적진에 들어가서 적장과 회담을 하였다. 또 임금에게 「토적보민사소(討賊保民事疏)」를 올려 백성을 보호하고 왜적을 토벌할 방도를 제시하였다.
국방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팔공산성(八公山城)과 금오산성(金烏山城) 등을 수축하였으며, 군기 제조에도 힘을 기울였다. 선조는 유정의 공로를 크게 인정하여 가선대부 동지중추부사의 벼슬을 내렸다. 1604년(선조 37) 왕명을 받고 일본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는데, 전란 때 잡혀간 동포를 데리고 귀국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 뒤 병을 얻어 해인사(海印寺)에서 요양하다가 1610년(광해군 2) 입적하였고, 경상남도 밀양 표충사(表忠祠) 등에 제향되었다. 저술로는 7권의 『사명당대사집』과 『분충서난록(奮忠紓難錄)』 등이 있다.
[구성]
칠언 절구의 구성법에 맞게 지은 한시이다. 제1구와 제2구는 눈에 보이는 정경으로서, 북서풍이 불어와 무더운 여름에 내리던 비가 그친 후의 맑고 청명한 초가을 하늘을 표현하였고, 제3구에서는 만 리 창공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며 마음에 한 점의 티끌도 남아 있지 않도록 참선에 든 자신의 모습을 노래하였다. 그런데 참선에 들었다고 해서 죽은 나무나 타고 남은 재처럼 지각이 없는 것은 아니며, 이를 드러내기 위해 제4구에서 계수나무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는 것을 지각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내용]
서풍취동우초헐(西風吹動雨初歇)[서풍이 불어와 오랜만에 비가 개니]
만리장공무편운(萬里長空無片雲)[만 리 먼 하늘엔 구름 한 점 없구나]
허실호거관중묘(虛室戶居觀衆妙)[텅 빈 방에 들어앉아 묘리 참구하는데]
천향계자락분분(天香桂子落紛紛)[천향인 계수나무 꽃이 어지러이 날리네]
[특징]
제2구와 제4구에 각각 ‘운(雲)’과 ‘분(紛)’의 운자를 썼다.
[의의와 평가]
「청학동추좌」는 자연에 빗대 선(禪)의 경지를 드러낸 한시로서, 조선 승려의 선시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제4구에서는 계수나무 꽃이 떨어지는 것을 지각하는 모습을 그려 감각 기관은 깨어 있지만 마음은 선정에 들어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들었음을 노래하였다. 천향은 궁중에서 임금이 쓰는 좋은 향을 의미하고, 계자(桂子)는 계수나무 열매가 아니라 계수나무 꽃을 뜻한다. 계수나무 열매가 분분히 떨어진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된다. 계수나무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는 정경을 시인은 마음을 빼앗기지 않은 상태에서 그야말로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