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500046
한자 食生活
영어공식명칭 Dietary Lif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익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곽정숙

[정의]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전하여 오는 먹을거리와 관련된 생활.

[개설]

한 지역의 식생활은 그 지역 먹을거리의 재료를 일차적으로 생산하는 자연환경적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전라북도 익산 지역은 전체적으로 비옥한 평원을 이루고 있으며 서북부로는 함라산 줄기가 자리 잡고 있고, 남서로는 구릉과 크고 작은 하천이 있으며, 북쪽으로는 금강이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서쪽에는 옥구평야가 펼쳐져 있고, 만경강을 경계로 한 남쪽은 김제평야가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에다가 전라선호남선, 군산선[장항선]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여, 예부터 물산이 풍부하고 다양하며, 특히 음식점업이 발달하였다.

[익산 지역의 주식]

익산 지역의 주식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쌀이다. 전라북도에서 많이 재배하는 쌀 품종은 신동진이다. 맛 좋은 쌀로 알려진 신동진은 질퍽하지 않으면서도 꼬들꼬들하면서도 딱딱하지 않아 볶음밥이나 김밥, 오므라이스에 흔히 사용한다. 전라북도에서도 익산을 비롯한 군산, 부안 지역이 신동진 쌀 생산지역으로 유명한데, 특히 익산과 군산이 신동진의 대표 생산 지역이다. 익산시에서는 신동진을 ‘탑마루’라는 이름으로 함열읍용안면에서 재배하고 있다.

익산 지역은 농사를 이모작으로 하여, 5월 말에 보리타작을 끝내고 6월 말까지 모를 심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밀과 보리농사를 많이 지었기 때문에 보리비빔밥, 밀을 갈아서 만든 손칼국수와 손수제비를 많이 먹었으며 시래기를 넣어 지은 시래기밥과 무밥도 애용하였다. 쌀은 비쌌기에 주로 보리밥을 먹거나 보리쌀에 쌀을 조금 넣은 밥을 먹는 집이 많았다. 쌀을 아끼려고 조, 수수, 검정콩 등도 넣어서 밥을 하였는데, 지금의 건강식과 비슷하였다. 밀은 아이들의 군것질용으로도 유용하였는데 밀을 오래 씹으면 글루텐 성분이 껌처럼 되기 때문에 ‘밀껌’이라고 하였다.

[익산 지역의 부식]

익산 지역에서 많이 먹었던 반찬 재료로는 배추, 무, 가지, 오이, 감자, 고추, 상추 등을 재배하였고 산이나 들에서 나는 냉이, 쑥, 고사리, 버섯 등도 자주 사용하였다. 익산 지역은 낮은 동산이나 논이나 밭에서 나물류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밭에서는 냉이, 달래 등을 얻었고 낮은 산에서는 고사리, 버섯 등을 얻었으며, 논둑이나 밭둑에서는 쑥, 담배풀, 개망초, 씀바귀, 돌미나리 등을 얻었다. 현재도 낮은 산에서는 버섯을 얻을 수 있고 논둑이나 밭둑에서 쑥, 돌미나리 등을 얻을 수 있지만, 과거에 빈 밭에 지천으로 있던 달래는 찾아보기 어렵다.

육류는 귀해서 명절과 잔치 때, 그리고 동네에 초상이 났을 때에나 먹을 수 있었으며 어류는 가까운 군산에서 홍어, 조기 등을 얻을 수 있었는데 주로 조기를 먹었다. 특히 조기는 별미로 인기 있었다. 젓갈을 좋아하는 익산 지역민들은 근처의 강경포구에서 젓갈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주로 황석어젓과 새우젓을 애용하였는데, 김장을 할 때는 황석어젓을 끓여서 사용하였으며 황석어젓에 매운 고추와 참깨, 고춧가루, 들기름을 약간 넣어 버무려서 찬물에 밥을 말아서 같이 먹었다.

김치는 여름 김치와 김장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가루를 달리 사용했는데, 여름 김치는 홍고추를 맷돌에 갈아서 담갔고, 김장 김치는 끓인 젓갈과 양념을 만든 후 담갔기 때문에 숙성되면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이때 사용하는 젓갈은 황석어젓이나 여러 가지 생선으로 담은 잡젓이었다.

[익산의 향토 음식]

익산시에서는 익산의 역사·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익산 지역에서 나는 특산품을 이용한 향토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마’를 들 수 있는데, 마는 백제 30대 왕인 무왕(武王)[재위 600~641년]이 된 서동(薯童)이 마를 캐고 살았다고 전해질 만큼 익산 지역의 특산물로 이름 높다. 그런데 마를 이용한 음식은 그리 다양하지도 않고 일반화되지도 않았기에, 익산에서는 마를 이용하여 향토 음식을 만들려는 노력을 오래전부터 계속하고 있었다. 그 결과, 2000년에 신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익산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약밥에 마를 넣어 만드는 마약밥을 개발하여 마 전문 한정식당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하였고, 마와 고구마를 이용한 마마닭볶음탕도 개발하여 2018년 6월에 전라북도 향토음식심의위원회에서 고구마순 닭개장과 함께 마마닭볶음탕이 익산시 향토 음식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고구마순 닭개장마마닭볶음탕에 쓰이는 닭고기는 닭고기 전문 기업이자 익산 향토기업인 하림의 제품을 사용한다. 또한, 고구마순 닭개장에 쓰이는 고구마순은 황등면의 특산물인 황등고구마를 사용한다.

한편, 황등면에는 채석장과 석재 가공 공장이 많아, 석재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였다. 이 석공들은 일을 마치고 나면 으레 회식을 벌이곤 하였고, 그때 즐겨 찾는 상차림은 육회비빔밥, 삼겹살, 순댓국 등 고기류였다. 이런 상차림이 인기를 끈 이유는 석공들이 힘든 노동을 버티는 데에 고기를 든든히 먹는 게 힘이 된다고 믿었으며, 온종일 돌가루를 마시며 일한 후 기름기 있는 고기를 먹음으로써 기관지에 있는 돌가루를 씻어 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익산 사람들은 보리 이삭이 피기 시작하면 우어회[웅어회]를 먹으려고 웅포면 웅포리에 있는 웅포 곰개나루를 찾는다. 여덟 가지 맛 좋은 생선을 뜻하는 어팔진미(魚八珍味) 중 하나로 꼽히는 우어회는 뛰어난 감칠맛으로 임금의 수라상에도 올랐다고 한다. 현재는 잘 잡히지 않아서 먹기가 어려워졌다. 그 밖에도 함라면에서 담그는 전라북도식 김치인 반지, 화전[꽃부꾸미]의 일종인 익산섭전도 익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이다.

[그 밖의 음식]

익산 지역에서는 의례 음식으로 팥시루떡을 주로 애용하였고 이 밖에도 무지개떡, 쑥버무리, 무시루떡, 늙은호박떡 등을 먹었다. 저녁에는 고구마로 유명한 익산 지역답게 한집에 모여 고구마와 동치미를 나눠 먹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쑥을 이용하여 쑥버무리나 쑥개떡을 만들어 먹었다. 고구마는 방 윗목에 가마니를 이어서 커다란 통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고구마를 넣어 보관하였으며 겨울에 삶거나 군고구마로 먹었고 고구마밥도 지어 먹었다.

간식으로는 쑥개떡, 보리개떡, 절간고구마[편을 썰어 말린 고구마]를 먹었고, 고구마와 감자를 삶아 먹기도 하였다. 아이들 간식으로는 마당에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돼지기름을 두른 후 진달래꽃을 얹은 화전이나 민들레잎전, 애호박고추전 등을 부쳐 먹었다. 대부분의 집마다 과일나무가 있어서 감, 대추, 자두를 비롯하여 보리수나무 열매인 보리똥과 앵두 등을 먹었다. 술은 막걸리를 즐겨 마셨고, 떨어진 감을 주워 단지에 넣고 발효시켜 식초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백제의 맛 음식 이야기』(한성백제박물관, 2012)
  • 인터뷰(전라북도 익산시 영등동 주민 노강민, 2019. 7. 12.)
  • 인터뷰(전라북도 익산시 모현동 주민 최복례, 2019. 7. 12.)
  • 인터뷰(전라북도 익산시 영등동 주민 황권익, 2019. 7. 15.)
  • 인터뷰(전라북도 익산시 영등동 주민 이봉선, 201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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