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401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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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榮州-洞祭- |
영어공식명칭 | Dongje Story of Yeongju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상북도 영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인균 |
[정의]
경상북도 영주 지역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동제(洞祭)는 마을의 역사 또는 계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겨난 마을의 수호신에게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마을이 주체가 되어 일정한 시기에 지내는 마을 제사라고 할 수 있다. 동제의 주체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청, 마을 주민, 일정 계급 등의 하나 또는 다양한 주체에 의해 행해지기도 하였는데, 현대에 이르러 동제의 대부분은 마을 주민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기원하는 마을의 수호신 또는 동신, 당신 등으로 불리는 대상은 역사적 인물, 자연물, 허구의 인물, 신 등 종류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상에 따라 제의의 형태도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는 곧 마을 또는 지역의 역사 및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체]
영주 지역의 신체는 자연, 신, 인물 등의 다양한 대상을 신으로 모시고 있다. 대부분 당집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집 다음으로는 나무, 입석 등이 있다. 당집의 형태는 당집과 나무 또는 나무와 입석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일부는 석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영주 북부 지역의 경우 대부분 당집의 형태이며, 신격으로 단종 또는 금성대군, 자연물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영주 남부 지역 또한 대부분 당집이나 할배, 할매당 또는 상당, 하당이 따로 존재하는 이당 체제를 이루고 있다.
[제의]
영주 지역의 동제는 유교식 제의를 지내고 있다. 기원하는 대상이 자연물, 부처, 신, 보살 등 유교와 상관없는 동신이라도 제사 음식의 차이만 있을 뿐 제의 방식은 유교식 형태를 띠고 있다. 영주 지역 동제에 올라가는 제사 음식은 대부분 고기, 과일, 어물, 떡, 술, 단술, 삼실과 등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나 몇몇 마을의 경우 생고기, 무, 도라지, 미나리 등을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제의의 순서는 헌작인 제관이 잔을 올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축관이 축을 읽는 순서로 진행된다. 대부분 기제사와 비슷한 순서로 진행되며, 다른 점은 소지를 올리는 점과 금기 방식, 제물 마련 방식, 상당제와 하당제가 존재하는 방식 등이 있다.
영주 지역의 동제는 제관이 선정된 이후 금기를 시행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제관의 선정은 아프지 않거나 집에 우환이 없는 곳으로 정하며, 마을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 제관으로 선정되면 몸가짐에 정성을 들이고, 좋은 것만 보기 위해 노력한다. 제관은 선정된 날부터 제의 장소를 깨끗이 하고, 금줄과 황토를 활용하여 신성한 장소로 변화시킨다. 제관은 타 마을 사람과 말을 섞지 아니하며, 마을 주민들 또한 육식을 멀리하고,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등 금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제의는 대체로 정월 대보름을 전후로 하여 지내지만, 일부는 섣달 또는 마을에서 정한 날에 지내기도 한다. 제의 절차 또한 기제사의 형식을 따르며, 제의가 끝난 후에는 제관 집 또는 마을회관에서 음복하고 제의 결산을 진행한다. 몇몇 마을의 경우 결산과 함께 제관을 정하는 곳도 있다.
[영주의 독특한 제의 양식]
영주 지역의 동제는 지역에 따라 신격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과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동제라는 명칭을 다수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주시 북부 지역인 풍기, 순흥, 단산, 부석 등지는 소백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점과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과 금성대군의 유배지였던 순흥 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로 인해 신격이 자연물 또는 단종복위운동과 관련된 성황신이 다수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반대로 영주시 남부 지역인 안정, 장수, 문수의 경우 제당이 두 개인 할배, 할매당 또는 수당, 암당이 존재하는 사례가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지역 차이는 역사와 지리적 위치에 의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영주시 북부 지역의 경우 관에서 시행한 동제 또는 역사적인 상황에 의해 현재의 동제로 변화하였다고 할 수 있다. 영주시 남부 지역의 경우 안동과 근접한 지리적 위치와 상대적으로 산지인 북부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농경에 치중한 모습이 동제를 통해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영주시민의 역사와 의지가 드러나는 동제]
1. 영주시 휴천1동
영주시 휴천1동은 영주에서 봉화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동으로서 영주중학교가 있다. 휴천1동 동제의 제당은 노인회관이 있는 느티나무, 지석묘, 입석이다. 동제는 정월 14일 자정 느티나무와 입석에서 한번 제사를 지낸다. 제물로 백설기와 돼지머리, 수탉, 산적, 삼탕, 나물국, 삼실과, 고사리, 도라지, 무나물, 시금치, 콩나물, 대구포, 정종을 준비하며, 영주장에서 장을 본다.
제의는 기제사와 같으나 과거보다 간소화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휴천1동의 동제는 과거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노인회가 주체가 되어 간소하게 유지해나가고 있다. 이는 외부인이 다수 이전해옴으로써 과거 마을의 모습이 다수 사라졌기 때문으로 마을 주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2. 풍기읍 금계2리
영주시 풍기읍 금계2리의 동제는 성황제라고 불리며, 단군 또는 성황신으로 신격을 모시고 있다. 제당은 마을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개울 앞에 위치하는 당집의 형태이며, 당집 안에 신체로 부처와 흡사한 석상이 존재한다. 동제는 정월 대보름 자정 이후 축시에 지내며, 7일 전에 제관 2명, 아헌관, 축관 등 4명을 선출한다. 제관은 엄격한 금기를 하게 된다. 금계2리 동제는 과거 단절되었다가 부활하면서 기존의 제기와 제복 등을 새로이 맞추었다고 한다. 제물은 다른 마을보다 비교적 간단한데, 떡, 돼지머리, 삼실과 등을 사용한다. 금계2리는 시루떡의 모양으로 점을 치는 등의 마을만의 독특한 문화도 존재한다. 제의 방식은 기제사와 같으며, 제의 후 마을회관에서 음복을 진행한다.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는 동제]
1. 순흥초군청 성황제
영주 지역의 동제 중 가장 독특하고 변화상과 기록이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제의는 순흥초군청 성황제라 할 수 있다. 순흥초군청 성황제는 타 동제와는 다르게 하나의 마을이 아닌 여러 마을이 함께 행하는 동제이며, 단순히 마을의 안녕과 결속을 위한 것이 아닌 독특하고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 목적과 필요성에 의해 전승되어 왔다.
영주시 순흥면에 순흥도호부가 있던 조선시대에는 관의 권위와 필요에 의해 성황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단종복위운동의 실패로 순흥도호부는 폐부되고 민이 주도하는 성황제로 의미와 제의가 변화하였다. 민 주도의 성황제는 현재 동제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마을의 안녕과 결속을 위해 행해졌을 것으로 보이나, 향리의 참여로 인해 관과 민이 함께 행하는 성황제로 변화하였을 당시의 의미는 순흥도호부의 복설로 인한 대응적 의미일 것으로 보인다. 1900년대 순흥초군청이 조직되어 성황제의 주체가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순흥초군청 성황제라 할 수 있다. 순흥초군청 성황제가 행해진 1900년대 이후의 성황제 의미는 초군청이라는 농민 자치 조직이 토속 세력과 관의 압력에 대응하고 자신들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방편으로 활용됐을 것이다. 이처럼 순흥초군청 성황제는 시기와 주체에 따라 의미가 점차 변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는 점은 동제 또는 성황제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영주시 평은면 금광2리 금광마을은 타 마을과는 다르게 성황당과 미륵당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재는 성황당에서만 제사를 지내고 있으나, 과거에는 정월 14일 밤에 성황당, 15일 밤에 미륵당에서 두 번의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금광마을의 동제는 성황당과 미륵당에서 제사를 지내므로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제관은 동짓날 2명을 선출하여 깨끗한 사람으로 뽑으며, 과거에는 하인들이 제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성황당에서 기제사와 마찬가지의 순서로 지낸다.
평은면 금광리는 현재 동제를 지내지 않고 있다. 영주댐 건설로 수몰되어 금광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마을이 이전되거나 해체되어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동제 또한 전승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현황]
영주 지역에서는 과거 대부분 마을에서 동제를 지냈으며, 다수의 마을 주민들이 동제를 지낸 기억이 있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영주시에 속한 마을의 경우 2~3곳 정도 동제를 지내고 있으며, 읍과 면의 경우 40개 정도 마을에서 지속해 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주 지역의 동제를 지내고 있거나 동제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마을은 다음과 같다. 영주시 휴천1동과 문정동, 풍기읍 금계2리·전구1동, 영주시 이산면 두월1리·신암2리, 영주시 평은면 금광2리, 영주시 문수면 대양리, 영주시 장수면 성곡2리·호문1리, 영주시 안정면 내줄리·동촌1리, 영주시 봉현면 유전2리·두산1리·대촌2리, 영주시 순흥면 배점2리·지동2리, 영주시 단산면 마락리·좌석리·옥대2리·옥대3리·옥대4리·단곡2리·사천1리·병산1리, 영주시 부석면 소천1리·소천4리·상석1리·용암1리·보계1리·감곡1리·감곡2리 등이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영주 지역의 동제 현황을 보면, 115개 마을 중 44개 마을이 중단되었으며 71개 마을이 전승되고 있었다.